티스토리 툴바

블로그 이미지
Jay SP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94)
醉: Book (4)
香: Diary (60)
惑: Film (10)
緣: Photo (1)
必: Article (0)
樂: Music & Life (0)
(0)
지구를 지켜라! (2)
脫: Travel (5)
參: Activity (3)
異: Note (0)
琿: Puzzle (0)
好: Favorite (7)
Total194,660
Today5
Yesterday14

2013년에 찾아볼 것이 분명해서 남겨둠.
별다른 신년계획 없으나,
'일신의 영달'을 위한 몇 가지.


1. 논문초고.
2. 독립
3. 체중감량.

그리고 "먹자마자 눕지 않는다."


다른 생각하지말고, 당장 해야 하는 발 등 위의 불들을 끄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




Posted by Jay SP
  • 괜찮지 않은 김씨들의 표류기: 최근 영화에서 만나게 되는 노숙자들
  • 2011-03-27 15:05:44 | 영화주변인
 
 
 
 
너무 오랜만의 업데이트라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혹여나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계셨던 분에게는 마음 깊은 곳에서 뽑아낸 사과를 보낸다.
 
 
 
 
흠.......
 
 
 
진심어린 사과를...
이렇게 받아들이시는 분은 안 계시리라 믿으며... (엉?)

 
 
 
오늘은 지난 회에 잠깐 등장했던 <방랑자>(아녜스 바르다)의 모나를 받아 노숙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DTI 규제를 완화한다 어쩐다 난리 법석을 떨어서 '집값 낮출 생각은 안 하고 빚내서 집사라 부추기고 있다'고 욕을 먹었던 정부는 2011년 3월이 되었으니 계획대로 DTI 규제를 다시 강화해서 가계 부채율을 낮추겠다고 또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뭘 하건 효과가 어찌되었건 간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고 건설사가 쭉쭉 망해가는 와중에도 내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해서 여기저기로 표류해야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2011년 현재 전 국민의 44%에 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보급율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계속 재/개발을 부흥시키려는 움직임들이라니!) 44%다.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자기 명의의 집 한 칸이 없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럼 56%나 자기 집이 있단 소리야?"고 되묻게 되는 이 현실 감각이 더 끔찍하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집'이란 건 언제나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를 논할 때 빠져본 적이 없는 중대 사안이었고, 그런 거대한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이 일단 우리들의 일상을 이야기할 때도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굶어죽는 사람이 버젓이 생기는 사회를 살고 있긴 하지만 의식주의 문제 중 가장 해결이 덜 된 문제가 '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미있게도 (이게 재미있다고 표현해도 될 일인지는 모르겠다만) 2009년에는 노숙자를 다룬 영화가 두 편이나 연달이 개봉했는데, 심지어 두 작품 다 '노숙자-은둔형 외톨이 짝패 내러티브'를 선보이면서 시장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 두 작품의 동시적인 등장은 확실히 한국 사회에서 '집'이 개인과 맺는 관계가 현실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집에서는 열심히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집 밖에서는 열심히 그 노동력을 활용해 생산을 해야 하는 이 시대에, 재생산도 생산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길로 내몰려 노숙자가 되거나 집 안으로 유폐되어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면 2000년 이후 그런 작품들이 좀 있었고,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중에는 셀 수도 없이 많았던 것 같다. 오늘은 그 중에서 상업영화에 등장했던 노숙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보자.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가장 찌질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김씨 표류기>의 '남자 김씨'다.
 
 
 
먹고 살아 보겠다고 이리 저리 뒤져보는 김씨.
 
 
 
대출이 2억이 넘는 '남자 김씨'는 회사에서 잘리고 애인에게 차이자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린다. 죽자고 뛰어내렸지만 아무나 쉽게 죽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세상. 어처구니없게 63빌딩이 버젓이 보이는 밤섬에 떠밀려내려가 목숨을 부지한다. 이리 죽어보고 저리 죽어보려 하지만 결국 실패. "에라이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일단 한번 섬생활을 즐겨보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한국 영화사에 이런 인간 한 명 더 있다.
 
 
 
<고래사냥2>의 손창민.

 
 
실연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가 '한강종합개발사업'에 투입되어 작업 중이던 포크레인에 의해 건져진다. 사진의 왼쪽은 국민배우 안성기님, 중간이 손창민님, 맨 오른쪽이 강수연님 되시겠다. 손창민님... 어쩐지... "익스펙토 패트로눔!"을 외쳐야 할 것만 같은 포스.
 
 
 
흠흠...

 
 
여튼 이렇게 '남자 김씨'가 삽질을 하는 와중에 '여자 김씨'는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부모님의 고급 아파트에서 은둔 중이다. 1년에 딱 두 번, 민방위 훈련할 때 대낮에 창을 열어 아무도 없는 길거리를 찍는데, 그 날 그녀는 '남자 김씨'가 밤섬 해안에 써둔 'HELP'라는 메시지를 발견한다. 이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다.
 
 
 
좀 있다 소개될 <우리 집에 왜 왔니?>의 이수강과 함께
"누가 더러운 패션의 종결자인가?"라는 기사로 소개되기도 했던 그 스타일.
여자 김씨 되시겠다.
 
 
 
"자장면이라는 거대한 희망"을 각자의 위치에서 나눠먹은 두 사람은 영화의 끝에 드디어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안 보신 분은 필견을 권하는 명작(?)이다.)
 
 
그럼 '여자 김씨'와 '더러운 패션 종결자'를 놓고 다투었던 <우리 집에 왜 왔니?>의 이수강은 뭐 하던 여자?
 
 
 
<우리 집에 왜 왔니?>의 이수강.

 
 
이 분은 속초에서 가족 없이 혼자 살며 '미친년' 취급 받던 분. 영화를 보면 살짝 '미친년'이 맞긴 하지만, 실제로 그를 그렇게 '미치광이 상태'로 몰아넣은 것은 다름 아닌 우리자신이고 사회라고 할 만 하다. 그렇게 동네에서 따돌림 당하던 그녀에게 따뜻하게 대해 준 것은 7살 연하의 지민이 뿐. 수강은 그때부터 지민에게 열렬하게 빠져든다.
 
 
 
<시>에서 할머니 속을 박박 긁어 놓았던 문제의 소년을 연기했던 그 분.
성인이 된 지민은 '빅뱅'의 승리가 연기했는데,
덕분인지 이 작품의 네이버 영화평점이 의외로 아주 좋다.
 
 
그러나 '동네 미친년'과 엮인 것이 싫었던 지민은 전학을 가고, 그때부터 수강은 지민을 쫓아 유랑을 시작했다. 가족도 빽도 돈도 없는 데다가 교육까지 받지 못한 여자가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진실로 지난한 과정. 도둑질에서부터 수천 가지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끝에 결국 그녀는 노숙자가 된다.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만든 지민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를 잘 감시할 수 있는 한 집으로 숨어 들어가는데... 거기서 사고로 아내도 잃고 전 재산도 날리고 대인기피증에 걸려 은둔하고 있던 병희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 둘의 만남은 <김씨 표류기>의 '여자 김씨'와 '남자 김씨'처럼 다소간의 희망이나마 남겨주지 않는다.
 
 
 
 
보너스. 수강의 동료 노숙자로 깜짝 출연하는 조민지씨.
어찌나 깜찍허신지!

 
 
여기에 약간 특이한 노숙자와 약간 이상한 은둔형 외톨이 사이의 만남을 그린 작품도 있다. 김기덕의 <빈집>이다. 멀쩡한 옷차림에 웬만한 월세집 보증금 값 정도는 되 보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남자 태석. 그는 이 집 저 집 빈집을 전전하며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이상한 방식으로 일상을 공유하려는 욕망을 가진 사람이다. 그렇게 빈집을 전전하던 중 그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집 안에 은둔하게 된 선화와 만나게 된다. 아무도 없는 집인 줄 알고 열쇠를 따고 들어가 마음대로 빈둥거리고 놀고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집에 죽은 듯이 숨어 있던 선화가 그것을 몰래 구경하고 있었던 것.
 
 
 
(내 눈에)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 커플 중 하나.

 
 
물론 이 전에 한국 '노숙자 영화'의 최고봉이라고 할 만한 작품 <로드 무비>가 있었다. 메리드 게이였던 대식은 강인한 생활력(생산력)에도 불구하고 전 부인과 아들에게 한 짓(!)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기 파괴적인 노숙 생활로 스스로를 몰아가는 사람이다.
 
 
 
세상, 제일 멋있는 노숙자.

 
 
그가 한 눈에 사랑에 빠지는 석원은 잘나가던 펀드매니저다. 주가 폭락과 함께 모든 것을 잃고 서울역 근처에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매번 대식이 나타나 그를 구해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된다.
 
 
 
대식과 석원 in <로드 무비>

 
 
 
<로드 무비>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들이 길거리로 쫓겨나는지 조금은 상상해 볼 수 있다. 생산에 참여하지만 재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대식)이거나, 재생산에 참여할 수 있으나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석원)인 셈. 물론 둘 다 불가능한 사람(수강)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며칠 전 우연히 보게 된 조선일보 칼럼이 떠오른다. (살다보니 조선일보 칼럼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하게 될 때도 다 있다.) "부동산이 언젠가는 오른다는 믿음에만 빠진 집권층, 신도시 뉴타운 팔아 선거운동하려는 망상 버려야"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노숙자가 나오는 영화들만 모아서 장난질이나 치고 있는 나지만, 그런 망상 따위는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제발 정신들 좀 차리자.
 
 
 
 
 
 
영화주변인, 재이
 
 
 
 
 
Posted by Jay SP